시간이 모자란 건 착각이다 — Google Calendar 블록킹으로 하루 2시간 벌기

월요일 아침, 또 이렇게 시작됐다

출근하자마자 메일 확인. 슬랙 알림 10개. 회의 3개. 점심 먹고 나면 오후 3시인데, 정작 "오늘 할 일"은 하나도 못 건드렸다. 퇴근할 때쯤 되면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왜 항상 시간이 부족하지?"

근데 진짜 시간이 없는 걸까? 내가 직접 일주일간 내 하루를 기록해봤더니, 하루에 SNS와 메신저에 쓰는 자투리 시간이 2시간이 넘었다. 문제는 시간의 절대량이 아니라 조각조각 흩어진 시간 사용 방식이었다.

그래서 시작한 게 Google Calendar 시간 블록킹이다. 써보니 딱 일주일 만에 체감이 왔다. 할 일을 캘린더에 미리 박아 넣으니까, 하루가 내 것이 되는 느낌이랄까.

캘린더와 시간 관리 이미지

시간 블록킹이 뭔데?

시간 블록킹은 좀 거창하게 들리지만 별거 아니다. 할 일을 "언제 할지" 캘린더에 직접 예약하는 것이다. To-do 리스트에 "보고서 작성"이라고 적어두는 대신, 캘린더에 "오전 10시~11시 30분: 보고서 작성"이라고 블록을 잡는 거다.

일상 비유를 하자면, 냉장고에 재료만 넣어두는 것과 식단표를 짜서 요리하는 것의 차이다. 재료(할 일)는 같은데, 언제 어떤 순서로 처리할지 정해두면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

이 방법은 Cal Newport가 Deep Work에서 강조한 방식이기도 하다. "계획하지 않은 시간은 흘려보낸 시간"이라는 말이 좀 과격하게 들릴 수 있는데, 직접 해보면 진짜 맞는 말이다.

To-do 리스트 vs 시간 블록킹 — 뭐가 다른가

항목 To-do 리스트 시간 블록킹
시간 배분 알아서 하기 (보통 안 함) 캘린더에 미리 배정
우선순위 리스트 순서에 의존 시간대별로 강제 배치
실행력 "나중에 해야지" 반복 시간이 오면 바로 시작
방해 요소 대응 끼어드는 일에 밀림 "지금은 블록 시간"으로 거절 가능
완료 감각 체크하면 끝 (과정은 모름) 블록 끝나면 자연스럽게 전환
하루 마감 미완료 항목이 쌓여 스트레스 블록 단위로 현실적 분배

내 경험상, To-do 리스트만 쓸 때는 "오늘 할 일 10개" 적어놓고 3개 끝내면 자괴감에 빠졌다. 근데 시간 블록킹을 쓰면 애초에 하루에 들어갈 수 있는 양이 정해지니까 현실적인 계획이 된다. 이게 핵심이다.

Google Calendar로 시간 블록킹 시작하는 법

왜 하필 Google Calendar냐고? 무료이고, 어디서든 접근 가능하고, 모바일 알림이 잘 오기 때문이다. 나는 Notion 캘린더나 Fantastical도 써봤는데, 시간 블록킹 용도로는 Google Calendar가 딱 좋았다. 설정이 간단하고 반복 일정 만들기가 쉽거든.

1단계: 고정 블록부터 넣기

매일 반복되는 일정을 먼저 캘린더에 박아 넣는다. 이건 한 번만 설정하면 되니까 5분이면 끝난다.

  • 기상 루틴: 아침 7시~8시 (운동, 샤워, 아침)
  • 출퇴근: 시간대 고정
  • 점심: 12시~1시
  • 퇴근 후 루틴: 저녁 7시~8시

Google Calendar 반복 일정 설정 방법을 참고하면, 매주 반복되는 블록을 한 번에 만들 수 있다.

2단계: 딥워크 블록 확보

고정 블록을 넣고 나면, 남는 시간이 보인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딥워크(집중 작업) 블록을 먼저 잡는 것이다. 회의가 아니라 집중 작업이 먼저다.

나는 오전 9시~11시를 "🔴 딥워크" 블록으로 잡았다. 이 시간에는 슬랙도 안 보고, 메일도 안 열고, 그날 가장 중요한 작업 하나만 한다. 이걸 지키는 게 처음엔 좀 어색한데, 사흘만 해보면 이 시간이 하루 중 가장 생산적인 시간이 된다.

3단계: 잡무 블록 모아넣기

메일 확인, 슬랙 답장, 서류 처리 같은 잡무는 흩어져 있으면 시간을 잡아먹는다. 이런 건 하루에 2~3번, 정해진 시간에 몰아서 처리한다.

  • 오전 8시 30분~9시: 메일 + 슬랙 체크
  • 오후 1시~1시 30분: 점심 후 메일 + 메시지 답장
  • 오후 5시~5시 30분: 마감 전 최종 확인

4단계: 버퍼 블록 넣기

진짜 중요한 팁 하나. 블록 사이에 15분짜리 빈 시간을 넣어라. 회의가 늘어지거나, 작업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는 건 매일 일어나는 일이다. 버퍼 없이 빡빡하게 짜면 하나가 밀리면서 전체가 무너진다.

일정 관리와 플래너 이미지

색상 코드로 하루를 한눈에 보기

Google Calendar에서 일정별 색상을 지정하면 하루의 구성이 한눈에 들어온다. 내가 쓰는 색상 체계는 이렇다:

  • 🔴 빨강: 딥워크 (절대 건드리지 않는 집중 시간)
  • 🔵 파랑: 회의/미팅
  • 🟢 초록: 운동/건강
  • 🟡 노랑: 잡무/관리 업무
  • 회색: 개인 시간/휴식

캘린더를 열었을 때 빨간색이 적으면 "오늘 집중할 시간이 부족하구나" 하고 바로 알 수 있다. 이게 단순한 것 같지만 진짜 유용하다.

Google Calendar 시간 블록킹 실전 팁

"Focus Time" 기능 활용하기

Google Calendar에는 Focus Time(집중 시간)이라는 기능이 있다. 이걸 설정하면 해당 시간 동안 자동으로 채팅 알림이 꺼지고, 다른 사람이 그 시간에 회의를 잡으려 하면 경고가 뜬다. Google Workspace 사용자라면 반드시 활용해야 하는 기능이다.

주간 리뷰는 금요일 오후에

금요일 오후 30분을 "주간 리뷰" 블록으로 잡아둬라. 이번 주에 블록을 얼마나 지켰는지, 어떤 블록이 자주 밀렸는지 확인하고 다음 주 블록을 미리 세팅한다. 솔직히 이 리뷰를 빼먹으면 시간 블록킹 자체가 점점 흐지부지 되니까, 이건 꼭 지키자.

완벽하게 지키려고 하지 마

시간 블록킹에서 가장 흔한 실패 원인은 "완벽하게 지키려다 포기하는 것"이다. 블록이 밀리면 그냥 밀린 대로 다음 블록으로 넘어가면 된다. 중요한 건 블록을 100% 지키는 게 아니라, 하루의 구조를 갖는 것 자체다.

흔한 실수 3가지

1. 블록을 너무 작게 쪼갠다. 30분 단위로 12개 블록을 만들면 전환 비용만 쌓인다. 최소 1시간 단위로 잡는 걸 추천한다.

2. 쉬는 시간을 안 넣는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2시간 연속 딥워크 후에는 최소 15분 쉬는 블록을 넣어라.

3. 잡무를 블록에 안 넣는다. "메일 확인은 틈틈이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면, 결국 하루 종일 틈틈이 메일만 보게 된다. 잡무도 블록으로 가둬야 나머지 시간이 자유로워진다.

FAQ

Q. 갑자기 회의가 잡히면 블록이 깨지지 않나?

깨진다. 근데 그게 정상이다. 블록이 깨지면 나머지 블록을 재배치하면 된다. 핵심은 "오늘 이 작업을 언제 할지"를 항상 캘린더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거다. 블록이 없으면 밀린 작업이 어디로 가는지조차 모른다.

Q. 시간 블록킹, 프리랜서나 재택근무자만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아니다. 오히려 회의가 많은 사무직일수록 더 필요하다. 회의 사이사이 남는 시간을 블록으로 잡아야 "쓸 수 있는 시간"이 보이기 때문이다. 내가 사무실에서 쓸 때도 충분히 가능했다.

Q. Google Calendar 말고 다른 앱으로도 되나?

된다. Apple Calendar, Outlook, Fantastical 뭘 써도 원리는 같다. 다만 Google Calendar를 추천하는 이유는 무료이고, 웹/모바일 동기화가 가장 안정적이고, Focus Time 같은 부가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 하진 · 2026년 3월 기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