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시디언 플러그인, 이것만 깔면 된다 (나머지는 시간 낭비)

플러그인 탐색하다 하루가 간다

옵시디언 커뮤니티 플러그인이 2,700개를 넘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뭐부터 깔아야 하지?" 검색하면 "필수 플러그인 30선" 같은 글이 쏟아지고, 하나하나 읽다 보면 반나절이 순삭된다. 플러그인 설정 만지작거리다 정작 노트는 한 줄도 안 쓴 채로.

마치 공구함을 사러 갔다가 공구를 200개 사온 것과 같다. 망치 하나, 드라이버 하나면 될 일에 전동 드릴 3개를 비교하고 있는 꼴이다. 내 경험상 플러그인은 적을수록 좋다. 많이 깔수록 옵시디언은 느려지고, 뭐가 뭔지 헷갈리고, 업데이트 충돌까지 생긴다.

이 글에서는 진짜 쓸모 있는 플러그인만 추린다. 숫자로 치면 7개. 나머지는 솔직히 시간 낭비다.

옵시디언 커뮤니티 플러그인 목록 화면 스크린샷

깔기 전에 — 코어 플러그인부터 확인하라

커뮤니티 플러그인을 깔기 전에 먼저 볼 게 있다. 옵시디언에 이미 내장된 코어 플러그인이다. 설정 → 코어 플러그인에 들어가면 20개 넘는 기능이 기본 탑재되어 있다. 근데 절반 이상이 꺼져 있다.

당장 켜야 할 것들:

  • Daily notes — 매일 자동으로 오늘 날짜 노트를 생성한다. 옵시디언 습관의 출발점이다.
  • Templates — 반복 포맷을 미리 저장해두고 불러쓴다. 회의록, 독서 메모 같은 것.
  • Backlinks — 이 노트를 참조하는 다른 노트를 보여준다. 옵시디언의 핵심 기능인데 기본이 꺼져 있는 경우가 있다.
  • Graph view — 노트 간 연결을 시각화한다. 실용성보다 동기부여 용도에 가깝긴 하다.

이것만 켜도 기본적인 사용에는 문제없다. 옵시디언 공식 문서에 코어 플러그인 전체 목록이 정리되어 있으니 한번 훑어보자.

진짜 필수 — 이 7개만 깔아라

써본 입장에서 말하면, 아래 7개면 충분하다. 아니, 이것보다 더 줄여도 된다. 근데 이 정도는 있어야 옵시디언을 제대로 굴릴 수 있다.

1. Calendar

일일 노트를 달력 형태로 탐색하게 해준다. 코어 플러그인의 Daily notes와 세트로 쓰면 딱이다. 날짜를 클릭하면 해당 일일 노트로 바로 이동한다. 단순한 기능인데 없으면 불편하다. 시계를 안 차고 다니다가 차면 "아, 이게 이렇게 편했구나" 하는 느낌.

2. Omnisearch

기본 검색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이걸 깔아라. 노트 제목, 내용, 심지어 PDF 첨부 파일 안의 텍스트까지 검색한다. 검색 속도도 빠르다. 노트가 500개 넘어가면 검색 품질이 생산성을 좌우하는데, 이때 Omnisearch가 진가를 발휘한다.

3. Templater

코어 Templates 플러그인의 상위 호환이다. 동적 날짜 삽입, 조건문, 커서 위치 지정 같은 걸 지원한다. 예를 들어 회의록 템플릿에 오늘 날짜를 자동으로 넣거나, 프로젝트명을 선택하게 할 수 있다. 처음엔 좀 복잡해 보여도 한번 세팅하면 매일 쓰게 됩니다.

4. Dataview

옵시디언의 킬러 플러그인이라고 불린다. 노트를 데이터베이스처럼 쿼리할 수 있다. "이번 주에 쓴 노트 목록", "#프로젝트 태그가 달린 미완료 항목" 같은 걸 자동으로 뽑아준다.

근데 솔직히 말하면 진입 장벽이 있다. 쿼리 문법을 배워야 하니까. 노트가 100개 미만이면 굳이 필요 없다. 200개 넘어가면 그때 깔아도 늦지 않다.

5. Excalidraw

노트 안에서 바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다이어그램, 마인드맵, 간단한 스케치. 텍스트만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생각을 시각화할 때 쓴다. Excalidraw로 브레인스토밍하면 포스트잇이 필요 없어진다에서 자세히 다뤘으니 궁금하면 참고하라.

6. Linter

마크다운 서식을 자동으로 정리해준다. 빈 줄 정리, 헤딩 스타일 통일, YAML 프론트매터 정렬 같은 것. 노트를 깔끔하게 유지하려면 이게 있어야 한다. 청소 로봇 같은 존재다 — 알아서 치워주니까 신경 쓸 일이 줄어든다.

7. Settings Search

옵시디언 설정 메뉴가 복잡하다. 플러그인을 몇 개 깔면 설정 항목이 우르르 늘어나는데, 원하는 설정을 찾기가 어렵다. 이 플러그인은 설정 안에서 검색 기능을 추가한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없으면 짜증난다.

옵시디언 필수 플러그인 7개가 설치된 커뮤니티 플러그인 화면

한눈에 비교

7개 플러그인의 용도와 난이도를 정리했다.

플러그인핵심 기능난이도필요 시점대안
Calendar달력 기반 일일 노트 탐색쉬움처음부터없음 (코어 기능 부족)
Omnisearch전문 검색 + PDF 검색쉬움노트 50개+기본 검색 (제한적)
Templater고급 템플릿 + 동적 변수중간반복 포맷 생길 때코어 Templates (기본)
Dataview노트 쿼리 + 자동 목록높음노트 200개+수동 정리
Excalidraw드로잉 + 다이어그램중간시각화 필요 시외부 앱 (Miro 등)
Linter마크다운 자동 정리쉬움처음부터수동 정리 (비추)
Settings Search설정 내 검색쉬움처음부터없음

난이도가 "높음"인 Dataview는 당장 안 깔아도 된다. 나머지 6개는 설치에 1분, 설정에 5분이면 끝난다.

이건 깔지 마라 — 초보가 빠지는 함정 플러그인

추천 못지않게 비추천도 중요하다. 초보한테 시간만 잡아먹는 플러그인들이 있다.

  • Kanban — 칸반 보드를 옵시디언 안에 만든다. 근데 이건 Trello나 Notion이 훨씬 잘한다. 옵시디언에서 억지로 칸반을 돌리면 오히려 불편하다.
  • 테마/CSS 스니펫 과다 적용 — 엄밀히 플러그인은 아니지만, 예쁜 테마 찾아다니고 CSS를 수십 줄 커스텀하는 건 생산성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기본 테마로 충분하다.
  • Task 관련 플러그인 3~4개 동시 설치 — Tasks, Kanban, Day Planner, Checklist 이런 걸 전부 깔면 할 일 관리가 오히려 꼬인다. 하나만 골라라.
  • Copilot/AI 플러그인 — AI 연동 플러그인이 여럿 있는데, 아직 완성도가 들쭉날쭉하다. 공식 지원이 아닌 서드파티라 업데이트도 불안정하고. 굳이 지금 깔 이유가 없다.

진짜 중요한 건 플러그인 숫자가 아니라 노트를 쓰는 거다. 도구를 세팅하느라 정작 써야 할 글은 안 쓰는 사람이 너무 많다.

플러그인 관리 팁 3가지

플러그인을 깔았으면 관리도 해야 한다. 안 그러면 금방 지저분해진다.

  1. 한 달에 한 번 정리 — 설치했는데 한 달 동안 한 번도 안 쓴 플러그인은 과감히 삭제한다. 아까워할 것 없다. 다시 깔면 되니까.
  2. 업데이트 확인 — 설정 → 커뮤니티 플러그인에서 업데이트 버튼이 뜨면 눌러준다. 오래된 버전은 옵시디언 본체와 충돌할 수 있다.
  3. 충돌 발생 시 대응 — 갑자기 옵시디언이 이상하게 작동하면 최근에 깐 플러그인을 하나씩 끄면서 원인을 찾는다. 옵시디언 커뮤니티 포럼에서 같은 문제를 겪은 사람을 찾을 수 있다.

플러그인 전체 통계와 다운로드 수가 궁금하면 Obsidian Stats에서 확인 가능하다. 인기순으로 정렬하면 어떤 플러그인이 실제로 많이 쓰이는지 감이 잡힌다.

결국 플러그인보다 노트가 먼저다

옵시디언 플러그인에 시간을 쏟는 건 집을 짓기 전에 인테리어 카탈로그를 정독하는 것과 같다. 순서가 틀렸다. 노트가 쌓여야 플러그인의 가치도 생긴다. 노트 10개짜리 볼트에 Dataview 쿼리를 짜봤자 돌아오는 건 빈 목록뿐이다.

옵시디언을 처음 시작하거나 아직 익숙하지 않다면 옵시디언 입문 로드맵부터 읽어보는 게 낫다. 플러그인은 그 다음이다.

딱 정리하면 이렇다:

처음 한 달: Calendar + Linter + Settings Search만 깔고 노트에 집중하라.
두 번째 달: 필요에 따라 Omnisearch, Templater 추가.
세 번째 달 이후: Dataview, Excalidraw는 그때 가서 판단해도 늦지 않다.

플러그인 30개 목록을 읽는 시간에 노트 3개를 쓰는 게 훨씬 생산적이다. 그게 옵시디언을 제대로 쓰는 방법이다.

집중력이 문제라면 집중력 앱 비교 후기도 한번 보라. 옵시디언이랑 같이 쓰면 노트 루틴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